영국 주재원으로 살아가기 - “Welcome to the UK, Welcome to Expats’ world"
- seoultribune
- 2024년 9월 19일
- 2분 분량

한국에서만 살던 평범한 가장이 영국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일과 가족을 위해 열일 했던 땀내 나는 분투기 그리고 발바닥에 땀이 나게 돌아다닌 유럽 여행기
Chapter 1. 영국에서는 차가 반대 방향으로 다닌다.
“아빠, 차가 왼쪽으로 다녀요. 사고 안 나나? 기사 아저씨 헷갈리겠다.”
2014년 6월 London Heathrow 공항에서 이민 가방을 가득 실은 채 민박집으로 향하던 Van Taxi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신기한 듯 내뱉는 아들의 탄성에 만감이 교차했다. 이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교민 기사분은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영국 내 대표적인 한인타운인 New Malden으로 차를 몰았다.
‘정말 오고 말았구나. 앞으로 회사 일은 어찌 해 나가고 가족들은 어떻게 보살펴야 하나. 이사짐이 제 때 도착하기는 할까?’
그룹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Europe과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 서비스 확대를 위해 영국에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 중 재무와 일반 운영체계 구축을 담당했던 나는 초대 주재원으로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다.
4년의 기간 동안(후에 계속 연장이 되어 결국 5년 반이 되었다.) 와이프와 다섯 살 된 아들, 두 돌이 막 지난 딸까지 네 가족이 멀리 바다를 건너 이국 땅에서 생활해야 하는, 가족사에 한 획이 그어질 어마어마한 이벤트가 시작된 것이다.
보통 회사에서 주재원 파견을 나간다고 하면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 앞으로의 글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특히 파견국이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선진국이라고 하면 그 시선은 더욱 강렬한 듯하다.
하지만 주재원 생활이 한국의 집들보다 넓고 고풍스러운 집에서 지내며 애완견들로 가득한공원에서의 산책을 즐기는 여유로움과 본사에서 방문한 VIP 수행을 위해 이 나라 저 나라 출장 다니며 멋진 식당에서의 식사를 경험하게 되는 그런 것 들만이 전부는 아니다. 오래된 지붕 안에 자리잡은 벌집 제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비록 한국에서는 망치질 한 번 안 해 봤을 지라도 간단한 집수리는 가장이 직접 해야 한다. 가족들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온갖 행사에 참여해야 하고 자녀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어색한 영어 표현들을 써 가며 함께 놀아 주기도 해야 한다. 문화와 환경의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동료들 과의 소통 문제로 머리를 휘어잡기도 하고 본사와 해외 법인 사이에서 마치 이중 스파이라도 된 듯한 자세로 일하고 있는 모습에 자괴감이 들어 와인 한 잔 없이는 잠들기 어려운 날들도 종종 있다.
지금은 국내 대부분 기업들의 글로벌화로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주재원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재원들의 생활은 주위로부터 “그렇다더라~” 라는 식으로 전해 듣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 같다. 이에 과거의 기억과 경험들을 최대한 자세히 복구하여 직접 경험했던 주재원의 “일과 가족 그리고 문화 체험(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저자 강태윤
※ 저자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공군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다. 외국계 IT 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여 다수의 외국계 기업, 대그룹 지주회사 및 해외 자회사, 중견기업의 재무팀에서 근무하였고, 현재는 글로벌 PE 한국 포트폴리오사의 CFO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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