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그리고 한동훈의 고뇌
- seoultribune
- 3월 3일
- 2분 분량

2024년 12월 3일 밤의 계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역사의 비극이다. 44년 만에 국회에 군대가 투입되면서 정국은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었지만, 저자 한동훈은 여당 대표로서 온몸으로 그 계엄을 막아내는 데 앞장섰다. 한동훈은 왜 어떤 정치인보다 빨리 계엄을 위헌으로 규정하면서 반대한 것일까?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역사의 현장에 있던 한동훈이 직접 보고 경험했던 14일간의 기록이다. 주요 인사들 사이에 오갔던 대화들을 포함해 긴박한 순간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역사 다큐멘터리다.
이야기는 계엄 발표 직전 저자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간에 오간 문자 메시지로 시작된다. “무슨 상황인가요”(한동훈) / “비상사탭니다 ㅠ”(대통령실) “/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입니까”(한동훈) / “최악”(대통령실)”
귀가 도중 계엄 발표를 듣게 된 저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국회 본회의장까지 들어가게 됐는지, 무엇보다 공포 속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국민이 정치인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정치인이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약속 때문이었다는 것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계엄 해제 이후 여권 전체의 혼란상도 자세히 기술한다. 초기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질서 있는 조기퇴진’에 동의했지만, 어떤 이유로 기류가 바뀌고 결국 탄핵으로까지 흐르게 됐는지 그 과정도 상세히 담긴다. 당시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 내용과 미국 측과의 긴박한 소통은 전체 흐름을 읽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계엄 14일 만에 당 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난 데 대한 성찰의 기록들도 담긴다. 저자는 아쉬웠던 장면들에 대해서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그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면서 성찰하고 곱씹고 있다.
질서 있는 조기퇴진 방안이 좌절된 과정, 그 이후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책의 여러 곳에서 탄핵으로 인해 상처받은 지지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이와 함께 어떤 경우에도 이재명 정권이 탄생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도 가감 없이 밝힌다. 저자는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면서, 이재명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재명 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자고 제안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미안함도 담겼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적인 괴로움이 컸지만 정치인에겐 늘 국민이 먼저이기 때문에 사적 인연보다 공공선을 앞에 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당 대표로서의 6개월이 얼마나 고뇌의 연속이었는지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책 후반부에는 한동훈이 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았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 온 보수주의자로서 정치철학을 강조한다. 특히 토지개혁을 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하면서 왜 지금 이 순간 보수가 승리해야 하는지 역설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정선거 이슈와 함께 자신에 대한 이른바 ‘좌파 몰이’에 대해서도 가감 없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AI전환(AX:AI Transformation) 시대에 우리는 무엇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것인지, 또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는 어떻게 창조해 낼 것인 지에 대해 한동훈만의 해법을 제시한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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