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와 PE의 세계]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의 개선
- seoultribune
-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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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배구조 개편이 활발해지면서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2001년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 제도는 기업 간 지배구조 정리를 용이하게 하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로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것이 그것이다.
기업 구조조정 촉진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포괄적 주식교환은 한 회사(A)가 다른 회사(B)의 주식을 100% 소유해 완전모회사(A)-완전자회사(B)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B회사의 기존 주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A회사에 넘기는 대가로 A회사의 신주나 자기주식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A회사는 별도의 인수 과정 없이 B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본의 관련 법제를 참고해 2001년 도입되었으며, 2015년 개정을 통해 현금 교부 방식까지 허용되면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리하려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소수주주 보호 방안 미비… 법적 쟁점 부각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첫째, 검사인 조사 절차의 부재
현재 상법은 주식교환 절차에서 검사인 조사제도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가치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기업 간 자산 이전 과정에서 불투명한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검사인 제도를 도입해 주식 가치 평가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둘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의 처리 불명확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소수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교환일까지 매수 대금이 확정되지 않으면 해당 주식의 법적 처리가 애매해진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주식교환 시점에 임시로 취득회사 주식을 배정한 뒤, 매수 대금 확정 후 처리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셋째, 전환사채·신주인수권 처리 기준 모호
포괄적 주식교환이 이루어질 경우, 대상 회사(B)의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보유자의 권리 처리가 불분명하다. 현재 실무적으로는 전환권 사전 합의, 또는 취득회사(A)의 전환사채 매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본충실 원칙과 채권자 보호 문제도 쟁점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가 남용될 경우, 자본충실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대상회사의 순자산 평가 기준 불명확
주식교환 시 대상 회사(B)의 순자산 가치를 장부가로 평가할지, 시가로 평가할지를 두고 논란이 있다. 현행 상법에서는 “현존하는 순자산”을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회계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시가 기준이 보다 타당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둘째, 채무초과 회사와의 주식교환 허용 여부 논란
완전자회사가 될 기업(B)이 채무초과 상태일 경우, 주식교환을 허용할지 여부도 쟁점이다. 현재 상법상으로는 완전자회사(B)의 채무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교환이 가능하지만, 완전모회사(A)가 채무초과 상태일 경우에는 주식교환이 금지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셋째, 채권자 보호 절차 미흡
합병의 경우 채권자에게 이의제기 및 담보 요구 권리가 주어지지만, 포괄적 주식교환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생략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법전문가들은 “포괄적 주식교환도 일정 수준의 채권자 보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제도 개선 필요… “공정성과 효율성 균형 맞춰야”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가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만드는 유용한 도구라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소수주주 보호 및 채권자 보호 절차가 강화되어야 한는 주장도 있는 만큼, 기업 구조조정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서재욱 파트너 (에임브릿지 파트너스)
※ 서재욱 파트너는 한양대 및 동 대학원, Northwestern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화, AIG(AIA), ING, Prudential, 푸본현대생명 등에 근무했고, 현재는 에임브릿지 파트너스에서 스타트업 투자 및 M&A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서울트리뷴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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