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와 PE의 세계] “M&A, 숫자의 게임을 넘어 전략의 예술로”

  • seoultribune
  • 4월 13일
  • 3분 분량



김화진 서울대 교수 『사례로 보는 M&A의 역사와 전략』… 산업, 권력, 자본을 꿰뚫는 입체적 통찰

“인수합병은 거래가 아니라 구조이고, 숫자가 아니라 권력이다.”

김화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펴낸 『사례로 보는 M&A의 역사와 전략』(더벨북스 시리즈)은 국내외 100건이 넘는 M&A 사례를 통해 인수합병을 법률·재무·경영·지배구조가 교차하는 입체적 현상으로 해석한 책이다.

M&A를 단순한 수익 실현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산업의 재편 메커니즘이자 지배구조의 실험장, 자본주의 발전의 한 축으로 해석하는 관점은 국내 출간서 중 보기 드물다. 글로벌 사례와 국내 기업의 실제 전략을 교차 분석하며, M&A를 둘러싼 역사, 전략, 정치경제, 법제도, 주주권력까지 다룬다.

제1부에서는 M&A의 역사적 맥락을 추적한다. 19세기 미국의 이리철도 경영권 분쟁과 US스틸의 카네기스틸 인수, 스탠다드오일의 분할 사례 등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시장 지배구조를 재편한 역사적 사건으로 소개된다.

이후 보다폰의 만네스만 인수, 아르셀로미탈의 탄생, 글로벌 제약사의 통합 사례까지 연결되며, 적대적 M&A의 등장과 확산, 그리고 전략적 결합의 진화 과정이 입체적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김 교수는 M&A를 단지 수치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산업·정치·기술이 얽힌 권력의 전개 과정으로 독해한다.​

투자은행(IB)의 역사도 이 책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한다. 로스차일드·라자드·베어링 같은 유럽 귀족금융의 계보에서부터, 골드만삭스·JP모건·리먼브라더스 등 현대적 IB로의 진화까지, M&A를 집행하는 권력 주체의 계보학이 펼쳐진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베어스턴스의 몰락은 투자은행의 무제한 확장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는 반면, 메릴린치·JP모건 체이스 등의 변신은 IB의 생존 전략과 M&A 역량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설명한다.​

제2부에서는 100건 이상의 사례가 소개된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 페덱스의 TNT 인수, 버거킹의 팀홀튼 인수 등은 글로벌 소비재와 물류 산업의 통합 전략을 설명하고, BMW-롤스로이스, 르노-닛산-미쓰비시, 폭스바겐-포르쉐 같은 자동차 산업 사례는 브랜드 파워, 기술 통합, 플랫폼화 전략이 M&A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LVMH의 구찌 적대적 인수 시도,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 중국 기업의 공격적 인수전은 지배권을 둘러싼 치열한 전투의 현장을 전한다.

특히 행동주의 헤지펀드와의 갈등 사례(엘리엇 vs 현대차, 이베이, 아크조노벨)는 M&A가 기업 내부의 경영권 전쟁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드러낸다.

사모펀드(PEF)의 역할도 책의 중심 축이다. 블랙스톤의 힐튼호텔 인수, KKR의 HCA 바이아웃, 칼라일의 변신 등은 사모펀드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요구받는 전략적 경영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Dell의 경영자 인수(MBO) 사례는, 기업이 사모화될 때 어떤 방식으로 혁신적 전환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실전이다.

제3부는 디지털 전환기 미디어 산업의 M&A 전쟁사다. 아마존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AT&T의 CNN 확보, 로렌 잡스의 애틀랜틱 인수는 콘텐츠의 정치적·사회적 영향력까지 고려한 M&A 전략임을 시사한다. 반면, 타임워너-AOL, 버라이즌-야후 등은 실패한 미디어 인수의 사례로, 기술과 브랜드 간 전략 부조화가 실패의 원인임을 보여준다.

책의 부록은 단순 사례 해설을 넘어 기업지배구조의 쟁점으로 확장된다.

  • 사외이사는 정말 거수기인가

  • 소액주주는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 대한항공을 누가 이끌 것인가

  • 총장 출신 사외이사는 왜 늘어나는가

같은 주제는, 단지 M&A 성공 여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인 기업의 통제권과 전략 실행력의 실제 구조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한국 M&A 시장의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개선안을 제시한다.

  • 스타트업 인수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도입

  • 기업결합 심사의 예측가능성 제고

  •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안정 장치 도입 검토

  • 법무·회계·전략자문 생태계 육성

  • PEF의 장기운용 유인을 위한 펀드 구조 개선

『사례로 보는 M&A의 역사와 전략』은 단지 딜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고,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M&A가 어떻게 산업의 판을 바꾸고, 기업의 권력구조를 설계하며, 기술과 자본을 재배치하는지를 통찰하는 작업이다.

실무자에게는 사례 중심의 전략적 인사이트를, 정책입안자에게는 제도 개선의 방향을, 연구자에게는 이론과 현실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왜 이 기업이 이 회사를 샀는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이 인수가 산업과 자본시장에 어떤 구조를 남기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회사가 PEF와 직간접으로 연결되는 시대다. 그런면에선 기업과 경제 체제의 핵심을 찌르는 필독서라 할만하다.

서재욱 파트너 (에임브릿지 파트너스)

※ 서재욱 파트너는 한양대 및 동 대학원, Northwestern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화, AIG(AIA), ING, Prudential, 푸본현대생명 등에 근무했고, 현재는 에임브릿지 파트너스에서 스타트업 투자 및 M&A 등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서울트리뷴 (c)

Comments


서울트리뷴

제호. 서울트리뷴

T. 070-4571-7531  |  E. seoul_tribune@naver.com

(07635) 서울 강서구 강서로 47길 165, 9층 901-107호 (내발산동, 신원메디칼프라자)

등록번호. 서울 아55338  |  등록연월일. 2024.03.07  |  발행인. 서재욱  |  편집인. 이향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향수

© 2024 by Seoul Tribune.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